|
경찰청이 2월 말까지 100일에 걸쳐 아파트 관리 비리 근절을 위한 특별단속에 들어간 가운데 중랑구 일부 아파트단지에서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동대표 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어 경찰의 특별단속 결과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경찰이 100일간의 특별단속에 돌입할 정도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해당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부각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장ㆍ동대표 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은 해당 직위에 따라 아파트 하자보수에 따른 업체 선정이나 경비원 채용, 청소업체 선정 등 아파트와 관련된 모든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고 있기 때문.
중랑구 지역에서도 그동안 아파트 관리 비리가 끊이지 않았고, 최근에도 일부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시 집중 감사에서 적발된 면목동 H아파트는 2011년 8월부터 1년간 공사를 42건 수주하면서 장기수선충당금 9억7000만원을 썼으나, 시는 이 가운데 난방 배관 공사 21건(7억6000만원)의 적정 공사비를 산출한 결과 공사비의 절반에 가까운 3억7000만원가량이 과다 지급된 것으로 드러나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최근에도 일부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감사, 동대표 선출을 둘러싼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고, 일부 아파트는 단지 내 하자보수나 관리비 사용 문제를 둘러싼 각종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중화동 H아파트는 수선충당금의 보험 예치를 둘러싸고 고소 고발이 이어지는가 하면, 신내동 O아파트는 단지 내 헬스센터의 민간위탁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또 신내동 A아파트는 단지 내 지하주차장보수공사를 진행하면서 입주자대표회장과 동대표들이 시공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입주자대표회장과 동대표 2명을 해임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진위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해임 사유서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보수공사를 진행하던 중 지난 6월 모 일식집에서 입주자대표회장과 동대표 2명이 모 업체 대표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해당 업체가 공사를 낙찰 받을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제기돼 해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했던 동대표 중 1명은 모 동대표와 통화중 업체로부터 1천만원을 받았다 반환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응 자리에 동석했던 입주자대표회장과 또 다른 동대표 1명도 돈거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장은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이같은 사실을 적시해 공고한 선관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가하면, 12월 2일과 3일 실시되는 주민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감사'를 할 수 있는 지자체의 관리ㆍ감독은 사실상 전무하다.
자치구에서는 입주민 대표의 현황이나 이력 등을 신고할 경우 이를 관리하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랑구청 관계자는 "구에서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아파트 입주민대표의 횡령 의혹이 일더라도 자치구에서는 수사권한이 없어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아파트 관리 비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입주자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래된 시설을 수리하려고 적립하는 돈, '장기수선충당금'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
한편 구는 그동안 맑은 아파트 만들기를 적극 추진하기 위해 민·관합동으로 ‘공동주택 실태조사반’을 별도로 편성, 지역내 300세대 이상 76개 의무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451건의 지적사항을 적출하고 과태료(고발) 부과 및 행정조치를 취한바 있다.
또한, 아파트 관리 분야 종합카페를 개설해 주민 간 자유토론을 활성화 한데 이어, 10월에는 공인회계사, 주택관리사 등 전문가들과 함께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 끊이지 않는 의혹과 이웃간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층간소음 문제 등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우수사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현재 중랑구에는 구 인구의 41%가 공동주택에 거주 할 만큼 공동주택의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어 앞으로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 차원의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구철 기자 < 저작권자 © 중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